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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났다.
나는.. 새로운 것, 신선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쫓아다니며 열광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것이 어쩌다 내곁에 오면 그저.. 피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람이 났다. 기분이.. 묘하다. 4월 하늘은 우중충했고, 무엇보다 청대산은 끔찍했다. 내가 만난 그 어떤 장면보다도 더한 인간의 만행이 펼쳐진.. 그런 모습이었다. 그리고.. 조금은 설레였다. 아이들앞에 부끄럽지 않고 싶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기도 했다. 4월의 바람은 그랬다. 이제 막 생강나무의 연둣빛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고,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모를 보랏빛 꽃이 아주 드문드문.. 그리고 양지꽃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그러니까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청대산에서.. 나는.. 바람이 났다.
1.
오후 햇살이 이제서야 느즈막히 마당을 넘어 거실로 들어온다. 아침 햇살이 그토록 눈부실때는 세상 바깥에서 기웃거리지도 못하더니..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이 늘어지게 아침잠을 자는 이유가 아마.. 그게 아닐까? 2. 오랫만에 쳐보는 키보드 소리가 경쾌하다. input .. 꼬박 며칠을 다른 사람이 써 놓은 드라마를 머리에 집어넣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는데, 이제서야 output ..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사람들과 말을 할 수 있을까? 자꾸 더듬게 되고, 소리를 안으로 밀어넣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새삼스럽게 거울을 본다, 오늘 처음으로.. 이 늦은 오후에야. 그래도.. 이쁘군. 적당히 헝클어지긴 했어도 살짝 묶어올린 머리가.. 아직.. 사랑스럽다. 내가.. 이렇게 나를 사랑하기로 한 건.. 정말.. 처음이다. 3. 누군가에게 나는 진실된 순간의 추억이란다. 그 사람은 나에게.. 동경 받을 수 있었던.. 나도 모르는 아름다운 시절의 추억일까? 많이.. 동경했다고 하지만.. 아깝게도 나는 그 기분을 몰랐다. 말을 해주지. 그럼.. 즐겁게 그 순간을 즐겼을지도 모를텐데. 역시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이유로 귀중한 시간에 나를 두고 있음에도 몰랐었다, 예전에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나를 사랑해보려고 한다. 4.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엄마가 아니라, 엄마다운 엄마다. 하루종일 TV 리모컨을 신주단지 모시듯 꼭 움켜쥐고 맹한 눈으로 앉아있는 살찐 엄마에게는 달려와 안기고 늘어지고, 잡아끌고 뭔가 불만스러운 이야기들을 쏟아내지만 싱크대 앞에서 잘 못하는 요리를 한답시고 뭔가 부스럭거리고 빨래를 잔뜩 널어놓고 하하 웃는 엄마 앞에서는 그저 느긋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다. 마음껏 엄마 노릇을 하라고. 그래서 이젠.. 돈 벌어 오는 일에도 우리 아이들은 너그럽다. 엄마 다녀오라고. 맘 편히 보내준다. 이렇게.. 길들여졌다. 가끔 큰 아들만 아빠한테 돈 벌어오라고 하고 엄만 그냥 나 몰라라하고 쉬어버려.. 하지만.. 나도.. 그러고 싶어. 이 가정이 아빠의 가정이라면 정말로 그러고 싶어.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가정은 엄마의 가정이 되어버렸단다. 아빠는 아무것도 아닌 곳이.. 되어 버렸어. 손님도 아빠처럼 대접받지는 않을꺼야. 기꺼운 마음으로 차 한잔쯤 줄 수 있으니까. 그래도 이건 아빠가 자초한 일이니까. 너무 엄마를 미워하진 말아줘. 6. 이제는 키보드 소리가 경쾌하지 않다.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다. 아웃풋.. 할 게 없다. 내 이야기는 너무 재미없고 무겁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웃는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웃어야 한다. 사랑받으려면. 무거운 내 삶은 모두 감추고.. 가볍게 웃으며.. 아니, 사랑받는 기술을 터득해야지. 손수건 깔아주면 더 진작 깔아주지 않았다고 투덜거리고 가방 들어준다고 하면 아예 업어달라고 투정하고, 늦었다고, 나를 사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나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다고.. 그렇게 말할 수 .. 있을까.. 단 한사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 믿었기에 했던 결혼. 누가 나같은 애를... 하며 감사했던 마음.. 모두 잘못되었다. 충분히..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아직도 충분히..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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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by Naomi at 04/06 nice by Robert at 04/06 흐흐...언니의 맞장구는 .. by 미화 at 05/28 진짜 봄이죠? ^^* 설악산도.. by 민정!~ at 04/22 유난히 봄이 추운것 같네요... by 해은맘 at 04/21 현수가~~~ 매우 바쁜갑다.. by 서울아줌마 at 04/19 이보게...이보게....이.. by 재혀니 at 03/31 이런...디카를 해먹었구.. by 쑨~ at 03/24 핫!!~ 명희언니도? 안그래도.. by 민정.. at 02/04 안 그래도 오늘 미정이 만났.. by 바라밀 at 02/04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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